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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dada_하고 싶은거 다 하다
웰컴 투 더 시월드~ (남편없이 간 시댁 방문기) 본문
지난 주말, 남편 없이 혼자 시댁에 다녀왔다. 처음부터 가려고 했던 건 아니었지만, 신혼여행 당시 시댁에서 많은 시간은 보내지 못한 게 계속 마음에 걸렸나 보다. 이번 달 근무를 보고 이틀 쉬는 날이 보이더니 그다음부터 계속 한번 갔다 올까 말까 고민을 하게 됐다.
그 고민에서 가기로 결심한 결정적인 이유는 부. 추. 김. 치 때문.😋
중간에 시부모님과 영상통화를 하다가 할아버지 할머니를 포함 가족들 모두가 부추를 다듬고 계셨다. 무슨 부추가 왜 이렇게 많냐고 여쭤보니 부추김치를 한다고 하셨다. 그 순간 몇 번 가지는 않았지만 시댁에 갔을 때마다 시댁 집밥이 참 맛있던 게 떠올라서 부추김치도 무조건 맛있겠다는 생각 하나에 "그럼, 저 부추김치 가지러 갈래요!!!"라고 말했고 나는 정말로 그 부추김치를 가지러 비행기를 예약했다.
일요일-월요일 1박 2일로 그렇게 나는 혼자서 시댁으로 향했다. ✈
비행기를 타기 전까지도 갈까 말까 좀 망설이긴 했지만, 일단 뭐 한번 가보자!라는 마음으로 출발! 비행기 도착 시간에 맞춰서 시부모님께서 공항으로 마중도 나와주셨고 이렇게 나는 내 남편의 가족들과 진짜 살 부대끼는 가족이 되어보았다. 원주에 도착하자마자 할아버지, 할머니, 부모님, 아가씨까지 모두 함께 점심을 먹으러 나섰다. 멀리서 온 나에게 맛있는 거 사주시려고 멀리까지 가서 송어회도 먹고 멀리까지 간 김에 관광지도 데려다주셔서 모두 다 같이 관광도 하다 왔다.
모든 관광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와서 저녁도 먹고 아버님이랑 술도 한잔 했다. 저녁은 내가 좋아하는 시댁 집 밥. 각종 밑반찬들과 새콤달콤한 미나리 무침에 처음 먹어보는 코다리찜. 밥 두 그릇 먹을 뻔했다. 야식은 아버님이 만드신 닭발과 또 처음 먹어보는 번데기탕에 술 한잔씩 했다. 시댁 간다는 딸에게 우리 엄마는 “절대 할머니 할아버지 앞에서 술 마시지 말고! 술 먹고 다음날 늦게까지 자지 말고! 어른들 일어나는 시간에 맞춰서 같이 아침도 먹고!” 신신당부를 했다. 아무리 내가 생각 없는 며느리지만 집에서 처럼 내가 그렇겠냐고 했다.
술 마시면서는 아버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많은 걸 하셨다는 것도 알게 되었고, 먹는 거 좋아하고 노는 거 참 좋아하시는구나도 알게 되었다.
어찌하다 보니 어머님이랑 같이 잠을 자게 되었는데, 정말 밤을 꼬박 새울 뻔했다. 그 밤에 어머님이랑 한 이불 덮고 정말 많은 이야기를 나눴고, 많은 생각도 하게 되고 어머니를 많이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이 시간이 없었으면 어쨌나 싶을 정도로 더 많이 가까워진 계기가 되어주었다.
1시까지 술을 마시고 어머님이랑 수다를 떨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아침 7시 일어나 모두 다 같이 아침 식사도 했다. 월요일이라 어머니는 출근하시고 아버님은 밤 출근을 위해 방에서 쉬고 계시고 오전 동안은 할머니랑 많은 시간을 보냈다. 그러고 혼자 동네도 둘러보고 카페도 가서 커피도 한잔 마시고, 점심엔 궁금했던 올챙이국수 먹으러 시장도 다녀오고 시장 구경도 했다. 그렇게 다음날도 가족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고 제주도로 컴백. 1박 2일이 아쉽기도 하면서 정말 소중한 시간이었을 깨달았다.
시댁 방문 이유 중 하나가 집 그리워하는 남편을 대신해서 다녀왔다. 가고는 싶은데 일 때문에 시간은 없고 매일 같이 “원주 가고 싶다 원주 가고 싶다” 노래를 불러서 나라도 갔다 와야지 싶었다. 가고 싶은 사람이 가야지 내가 왜 가야 되나 싶기도 하겠지만, 그래도 남편 대신 나라도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고 온다면 남편과 가족들 이야기하는 시간도 많아지고 그리운 마음도 같이 공유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방문하게 되었다. 확실히 한동안 시댁 이야기를 많이 했다. 내가 다녀와서 느꼈던 가족들에 대한 이야기나 에피소드들을 참 많이도 쏟아냈다. 뀨가 알고 있던 가족과 내가 느끼고 내 입으로 전달하는 가족이 달라서 참 재밌었다.
❤🧡💛💙💜💖
내가 느낀 가족들
1. 할아버지👴
가족들은 할아버지가 귀가 먼 이유가 당신의 아내, 할머니의 잔소리를 피하고자 귀가 멀게 된 거라고 했다. 맞는 것 같았다. 근데 할머니랑 할아버지랑 말하는 게 너무너무 재밌어서 죄송하지만 혼자 큭큭 거렸다. 할아버지는 책도 좋아하고 신문도 좋아하는 할아버지셨다. 소파 위에 있던 책이랑 신문이 다 할아버지가 읽을거리였다는 것에 신기했다. 우리 집에선 보기 힘든 광경이라서.
2. 할머니 👵
할머니는 정말 정말 부지런하시다. 정한 한시도 쉬지 않고 움직이신다. 방금 내가 벗고 온 신발이 갑자기 바로 놓여있었고, 또 방금 들어왔는데 내 신발이 신발장 안에 들어가 있었고, 분명 거실에서 왔다 갔다 하던 할머니가 갑자기 마당에 물을 주고 계셨다. 진짜 놀라웠다. 그래서 저렇게 날씬한 할머니가 되셨구나 싶었다. 정말 리스펙 👍
3. 시아버지 👨🦱
가장이지만… 흠.. 아직도 철이 덜든 아들. 이렇게 디스해도 되나 싶지만, 많은 시간을 지내다 보니 참 놀기 좋아하고, 돈 쓰기 좋아하고, 술 마시기 좋아하는 철없는 아들. 하지만, 가족들이랑 놀고는 싶어 하는 외로운 아버지 같은 느낌. 딸도 엄마랑만 놀고, 아들은 타지가 있고, 그래서 밖에서 친구들이랑 밖에서 노시나 보다 했다.
4. 시어머니 👩🦱
시어머니는 뭐라고 해야 할까… 어떻게 사셨지? 아침에 일어나서 내가 제일 먼저 어머님께 여쭤본 질문이 “어머님이 삼시세끼 다 하세요?” 정말 눈이 똥그래져서 물어봤다. “응, 내가 다하지, 그래도 출근하면 점심은 어머님이 해 드셔~” 진짜 30년을 어떻게 시부모님과 살면서 삼시 세끼를 다 챙기셨는지 정말 놀라웠다. 우리 엄마랑 너무 비교가 돼서 어머니한테 자꾸 마음이 갔다. 이래서 아가씨가 어머님을 많이 챙기는 거였다. 나도 어머님 챙겨드리고 싶단 생각이 너무 들었다. (그리고, 어머님이 너무 날씬하셔서 너무 젊어 보이신다. 나 살 빼야겠어. 이러다 친구로 보겠다. ㅠㅠ)
5. 아가씨 👧
친해지면 재밌을 것 같다. 마음이 참 넓고 착한 친구다. 본인도 타지 생활 하지만 오빠보다 조금 가까이 산다는 이유로 오빠 대신 가족들 챙기는 딸. 할아버지, 할머니, 아빠, 엄마 할 것 없이 모두와 격 없이 말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 그래서 가족 모두의 평화를 위해 중재자 역할을 해내고 있는 구성원이었다. 나도 이곳의 가족들과 있을 때 하고 싶은 역할이기도 하다. 하지만, 난 며느리라서 좀 힘들겠지??ㅎㅎ
나와 겪어본 가족들은 나를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하다. 아마 뀨네 가족에는 없는 캐릭터라서 신기하게는 생각하고 있겠지? 좋은 이미지로 돌아왔으면 좋겠다. 시댁 식구들 모두가 참 잘해주셔서 편하게 올 수 있었다. 또 가서 시간을 보내다 와야겠다. 재미있었다. 한번 갔다 오고 보니 다음에도 뀨 없이 갈 수 있겠다.ㅎㅎ
친구들이나 우리 보모님이나 어떻게 혼자 시댁엘 가느냐고 대단하다고 하는데, 며느리가 시댁에 편하게, 혹은 편하지는 않더라도 이런 시도라도 할 수 있는 용기가 생기는 건 서로의 마음이 정말 중요한다.
내 남편 안쓰러워서 나 혼자라도 갔다 와야지 하는 마음 + 💖
시댁이 멀리 있으면 좋다고들 하지만 그래도 가족이 되려는 마음+ 💙
아내만 보내서 미안하지만 대견하게 생각해주는 내 남편의 마음+💛
며느리가 딸이 될 수는 없다고는 하지만 딸처럼 부담 없이 대해주시려는 마음+🧡
우리랑 가족이 되려고 하는구나 하고 며느리를 배려해주시는 마음+💜
기타 등등 이 모든 마음들이 있어야 세상 모든 며느리들에게 시 월드에 대한 좋은 이미지가 생길 거라고 생각한다. 나는 참 다행히도 너무 좋은 가족들을 만나서 이런 일이 가능했지만, 서로 좋은 마음을 가진다면 우리 모두 좋은 가족을 만날 수 있을 거다. 세상 모든 며느리들이 세상 모든 시부모님들이 좋은 가족을 맞이 하면 좋겠다.
몰랐는데 이제 보니 나 답장 진짜 늦게 했네;;;;;
그냥 생각 없는 며느리 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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