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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dada_하고 싶은거 다 하다
스몰 토크 하기(시댁에서 어색하지 않게 대화 시작하기) 본문
나는 스몰트크 달인?까지는 아니라도 아무말이나 아무나한테 참 잘한다.
뀨가 부러워 하는 장점 중 하나다.
이 스몰 토크는 병원 생활하면서 그리고 시댁에 갔을때 많이 유용하게 쓰이는데
뀨는 집에 가면 가면히 누워서 핸드폰만 보고 있다. OMG 정말 문화적 충격😣
뀨는 매번 하는 소리가
집에 가서 부모님이랑 시간 못 보내서 아쉽다.... 빨리 여유가 생겨서 부모님이랑 자주 시간을 보내야되는데, 할아버지랑 바둑 둬야되는데...아빠랑 술 한잔 해야하는데, 가족이랑 여행 가야되는데...
이런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아들이라 부모님이랑 참 같이 보내고 싶구나. 라고 생각을 했는데
왠걸, 집에 가서 하는 걸 보면 가족들이랑 시간 보내겠다던 아들은 어디가고 가족들과 눈맞춤도 대화도 없이 누워서 핸폰만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다.
원주를 자주 가진 않았지만 처음 갔을때는 이 모습에 정말 충격이었다. 그래서 왜 말이랑 행동이 다르냐고 물었더니
만나서 무슨 말을 하고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한다.
엥??? 그냥 아무 말이나 하면 되고 그냥 같이 있으면 되지 뭘 해야할지 모르겠다니.
나로써는 좀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 많았다.
나는 일단 우리 부모님 집에 가서도 핸폰은 잘 안본다. 엄마랑 수다 떨다 오고 아빠의 미해결 문제들을 해결해 주고와야하고 같이 밥 먹고 조카랑 실컷 놀아주고, 강아지 산책도 하다보면 오히려 핸폰을 볼 시간이 없다.
시댁엔 할머니 할아버지도 계셔서 할아버지 옆에서 쫑알쫑알 거리고, 할머니 옆에서도 이말 저말 하고, 어머님한테도 이러쿵 저러쿵 말하고 아버님이랑도 오늘 저녁엔 뭐에 맥주를 마실지 이런 말하다 보면 핸폰 볼 시간이 없다.
뀨한테도 이러면 되지! 했더니 이건 내 능력이라고 한다. 스몰토크가 되는 능력. 오잉? 이게 능력이라고?
그래서 스몰트크 하는 방법을 적어보려고 한다. 시댁가서 무슨 말을 할지 모르겠을때 이렇게 말해보자.
(일단, 항상 모든 것에 호기심과 관심을 갖자)
1. 지금 하고 있는 행동, 일을 소재로 말하기
가장 찾기 쉬운 방법이다. 그냥 눈에 보이는 걸 그대로 말하면 된다.
예1) 추석에 갔더니 할아버지가 밤을 까고 계셨다. 토크 시작.
"추석 마다 할아버지가 밤도 다 까세요?!?! 우와~ 저도 해볼래요~ "
밤까는 것도 알려주시고, 밤 까는 건 언제 부터 하셨는고 어떻게 하게 되셨는지, 예전엔 이랬는데 요즘은 이런다 등등 말을 해주신다.
예2) 소파에 책이 한권 있었다.
"이건 누가 읽는 책이에요?" 이러면서 시작. 무슨 내용이냐, 할아버지께서 보시기엔 글씨가 너무 작지 않냐 등등.
예3) 못 보던 런닝 머신이 생겼다.
"이건 언제 샀어요?? 매일 하세요?? 보통 누가 해요?"
이러면서 대화 시작. 어쩌다 사셨지는 설명 하는 아빠와 함께 들려오는 엄마의 잔소리 ㅋㅋㅋㅋ
예4) 대문을 열고 들어 왔는데 마당에 꽃 향기가 너무 좋았다. 그래서
"음~ 이거 어떤 꽃 향기예요? 향기 너무 좋아용!"
마당에 있는 꽃들로 한창을 또 말을 할 수 있다. 그러면서 계절 마다 뭘 심으시는지 뭘 심을 계획이신지 어쭤보면 된다.
예5) 벽에 걸려 있는 그림이나 액자 보고 말하기.
"이건 누가 그린거에요? 이건 언제부터 있었어요?"
이러면서 대화를 이어 나간다. 그럼 그림에 관한 에피소드며 그때 추억까지 다 들을 수 있다.
이렇듯 그냥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이 대화의 소재가 될 수 있다. 사진, 신문, 옷걸이, 티비, 신발장, 소파 뭐 별거 아닌 것들로 일단 그냥 시작해 보면 된다.
2. 식사 하면서 말하기
일단 처음 보는 반찬은 일단 뭔지 꼭 물어본다. 무슨 나물인지, 김치는 언제 한건지, 반찬은 어떻게 하는건지, 그리고 항상 맛있어요!! 저 챙겨주세요!! 이러면 반찬도 얻어 갈수 있다. ㅎㅎ
3. 그동안 에피소드 말하기
병원에서 일을 해서 그런지 정말 별별일이 다 있다. 그 중에 생각나는 재밌던 일 몇가지를 대화 주제로 말한다.
밤에 할머니 할아버지들 섬망 오면 뚱땡이 간호사가 저 밖에 없어서 제가 다 제압해야되요 ㅋㅋㅋ
간병하는 것도 전엔 며느리만 했었는데 아들, 며느리 상관 없이 한다.
코로나 환자가 많이 줄었다, 환자가 도망을 갔었다, 요즘 병문안은 이렇게 한다 등 그냥 생각나는 대로 대화를 시작한다.
4. 명절에 내가 꼭 하는 주제 : 씨름.
어쩌다 보니 내가 씨름을 좋아하고 있다. 그래서 결혼 전에도 명절에 우리 할아버지랑댁에 가면 같이 씨름보면서 말하곤 했는데 이번 추석에 시댁에 왔는데 갑자기 씨름이 생각이 났다. 명절엔 씨름은 매일 하니까 집에서 처럼 "우리 씨름봐요!"라고 하고 씨름을 보기 시작했다. 명절에 씨름대회를 하는지 아무도 모르셨다. 할머니는 내가 이런것도 보는것에 놀라셨지만, 같이 씨름을 봤다. 역시 사람들과 하나가 되는 건 스포츠가 제일이다. 또 혼자 보단 같이 보면 엄청 재밌다. 시간도 빨리 가고 흥미진진하고 할말도 계속 생기고. 명절엔 씨름 추천!
5. 아들 흉보기 (힘들 수 있음, 비추천)
이건 정말 힘들긴 한 대화이긴 하다. 일단 가족들 모두가 생각하는 아들, 내 남편의 문제점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아들 흉을 보더라고 맞장구를 쳐줄수 있는 시댁이여야 한다. 실은 아들이 문제지만 그래도 아내가 그렇게 못하게 내조를 해야지 라며 며느리 문제라고 생각하시는 어른들도 많으시니까. 이런 점에서 나는 시댁을 잘 만나서 다행이다.
일단, 뀨의 문제점은 명절에 집에 오랜만에 왔는데 친구들을 만나러 나간다. 미친거 아닌지.... 가족들도 오랜만에 온 아들이랑 손자랑 같이 시간을 보내고 싶을 실텐데, 정작 이 집 아들은 오랜만에 고향에 왔으니 친구들 만나야 된다고 시간대별로 약속잡고 나가버린다. 이러면 같이 흉을 봐야한다. 어른들 편이 되어야 한다. "원래 이래요??? 집에 왔는데 집에 안있어요??" 이러면 할머니께선 "남자니까 밖에서 친구도 만나야지" 라고 하시지만, 내심 서운하신 기색이다. 그러면 내가 막 흉을 본다. "정말 못된 손자네요, 정말 나쁜 아들이네요." 이러면서
그리고 또 다른 문제점은 집밥을 잘 먹지 않고, 밖에 나가서 먹는걸 좋아하고, 편의점 음식을 많이 먹는다는 것.
이것도 항상 말한다."할머니, 제가 밥해줘도 밥도 안먹어요. 제가 한 밥은 맛도 없나봐요. 냉장고에 있어도 편의점에서만 사먹어요. 할머니가 좀 혼내주세요~!!" 이러면 그러면 되냐며 혼내진 않아도 한마디 하시긴 한다. 그럼 다른 가족도 맞다 맞다. 그게 문제다 이러면서 같이 아들 흉보기 시작.
이렇게 그냥 늘 시시껄렁하고 쓸데없는 목적도 없는 이야기들로 대화를 시작해야 생각없이 떠들수 있는것 같다. 뭐 어떤말을 해도 가시가 돋게 받아 들이시거나 매번 말할때 마다 숨은 의도를 담고 대화를 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하는데 가족끼리는 제발 그렇게 하지 말고 그냥 대화를 시도해보자. 가족이니까. 모두의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모든 며느리가 시댁과도 가깝게 지냈으며 좋겠다. 모든 며느리가 시댁에서도 이쁜 딸이면 좋겠다. 모든 며느리가 내 남편의 부모님도 우리 엄마 아빠라고 생각하는 날이 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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