뿜뿜이는 이제 분유를 80~120cc를 먹는다. 오늘은 100cc를 다 먹었는데도 입을 쩝쩝거려서 40cc 한번 더 타줬는데 이걸 다 먹고도 고개를 왔다 갔다 하면 또 쩝쩝거린다. 얼마 안 먹을 것 같지만 40cc를 한번 더 타줬다. 역시나 얼마 안 먹고 밀어 버린다. 다 먹이고 트림시키고 안아주고 있었는데 뿜뿜이의 얼굴이 뻘게지면서 두 손을 주먹을 꼭 쥐고 힘을 준다.
'뭐지, 똥을 싸려고 하나?'
뿜뿜이는 2-3일에 한 번씩 대변을 본다. 그리고 온몸으로 온갖 힘을 다 주면서 똥을 싼다. 똥 한번 싸려고 방귀를 수십 번 그리고 얼굴이 터질 것 같은 과정을 몇 번 거치고 지쳐 쓰러져 잠들었다가 본인도 모르게 나와 버린 똥빵구 소리에 놀라 뿌엥~하고 울어 버린다. 2-3일 만에 싼 똥을 기저귀 가득, 등까지 타고 올라가고 연속으로 똥을 싸며 기저귀를 2-3개를 갈아 치운다. 한 달을 이랬다.
똥 싸는 게 힘든 뿜뿜이를 위해서 배 마사지도 매일 해주고 자전거 타기도 매일 해주었지만 달라지는 게 없어 뿜뿜인 신생아인데 벌써 변비구나... 매번 이렇게 똥 쌀 때마다 힘이 들겠구나 하고 변비를 안고 살아야겠구나 하며 안쓰러워했다.
그런데 오늘.
뿜뿜이가 힘을 주는데 전 처럼 온몸의 힘을 주거나 용을 쓰거나 악쓰고 울지 않았다. 두손을 꼭 쥐고 얼굴이 빨개 지다가 숨을 다시 몰아 쉬고 다시 힘을 준다. 이 과정을 몇 번 반복하더니 폭! 하는 소리가 났다. 나는 처음에 방귀만 뀐줄 알았다. 역시 이 정도 힘으로는 방귀밖에 안나오는 구나 실망을 했다. 그러고 침대에 눕혔는데 뿜뿜이가 다리랑 팔이 난리다. 빨리 기저귀를 갈아 달라고 난리가 난 표정이다. 쉬 싸서 기저귀 갈아 달라고 하나보다. 기저귀 갈고 자려나 보다 싶어서 기저귀를 열었는데 세.상.에. 너무 많은 똥을 기저귀가 품고 있었다. 기저귀 가득 똥이 차고, 침대에 누워 발버둥을 쳤던것 때문인지 똥이 등까지 올라갔다.
세상 얼마나 기특하던지. 드디어 뿜뿜이가 똥 싸는 법을 터득해 버린 거다. 이제 전처럼 어떻게 힘을 줘야 할지 몰라 악을 쓰던 물애기가 아니라 딱 힘줄 곳을 알고 몇 번 힘을 주고 똥을 싸는 형아아기가 되어 버렸다.😍👼
동영상으로 찍어 둘걸. 그 장면을 나만 봐서 아쉽다. 남편을 불러 뿜뿜이를 보러 왔을 땐 이미 힘주기가 끝난 후였다. 같이 그 모습을 봤다면 정말 기특하고 사랑스러웠을 텐데. 다음에는 미리 불러서 같이 봐야지.
진짜 진짜 두 손 꼭 쥐고 얼굴이 빨개지고 숨을 몰아 쉬고 다시 힘을 주고. 이 모습이 정말 너무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웠다. 똥 싸는 거 하나로 엄마의 육아 피로를 모두 날려버리다니. 역시 아기들의 힘은 대단한 것 같다. 아기가 옆에 없다면 절대 알 수 없는 그 행복을 매일 누리며 살아가고 있어 행복하다.😊
오늘 뿜뿜이도 나도 다른 날 보다 더 편안히 잘 수 있을 것 같다. 잘자 뿜뿜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