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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dada_하고 싶은거 다 하다
육아하고 80일 만에 병이 나버렸다. 본문
병이 났다. 육아를 하면서 무리를 했나? 이번주는 운동도 영어 공부도 집안일도 아무것도 하지 않고 엄마 옆에서 쉬고 있는 중이다. 일요일 아침부터 머리가 너무 아팠다. 진통제를 한 알 먹고 머리는 괜찮아지나 싶었는데 몸이 힘이 없고 계속 자고만 싶었다. 낮에 먹은 밥도 소화가 잘 안 되는 듯싶더니 저녁부터는 근육통에 열까지 올라온다. 더위를 잘 타는 체질이라 여름엔 이불을 덮고 자본 적이 없는데 오늘은 웬일인지 몸이 으슬으슬 춥다. 남편이 챙겨준 약을 먹고 식은땀을 흠뻑 흘리고 나서야 잠이 들었다. 이제 괜찮겠지, 내일 이면 괜찮겠지. 잘 아프지 않은 나인데 아기 보느라 몸이 약해진 것 같다며 남편은 친정에 가서 좀 쉬다 오라고 한다. 그래도 이 정도 아픈걸로 집을 비우냐 싶어서 안 가겠다고 했다. 다음 날 아침, 어제보단 확실히 몸은 괜찮아 졌다. 열도 더는 없고, 그런데 아침에 물설사를 했다. 한 번만 이러겠지 싶었는데 점심을 먹는데 속이 좀 불편해서 평소보다 덜 먹었다. 그런데 그 이후부터 설사만 수차례, 화장실을 계속 왔다 갔다 하다 토까지 했다. 몸이 뭔가 확실히 문제가 생겼다. 마침 아기 진료가 있어서 엄마랑 아기 병원에 갔다 오고 엄마집에서 있었는데 남편이 그냥 간 김에 좀 쉬다 오라고 한다. 가서 체력 보충 좀 하고 오라고. 요즘 손목 통증도 너무 심해져서 아기 안기도 힘들어졌는데 엄마한테 좀 도와달라고 한다.
며칠 전, 금요일. 아침에 일어나서 아기를 안았는데 으악! 하고 소리를 질렀다. 손목이 정말 너무 아팠다. 손목이 엄지 안쪽으로 조금만 구부러도 으악 소리가 나왔다. 처음 아기를 낳을 땐 손가락 마디가, 그러고 나서는 손목 전체가, 그러고는 엄지 손가락이, 이렇게 차례차례 돌아가면서 아프다가 이번엔 손목 안쪽이다. 그전에는 으악! 하고 소리를 지를 만큼은 아니었던 것 같은데 이번엔 손목 관절이 빠질 듯 아프다. 아침엔 더 심하고 그러다 시간이 지나면 조금씩 누그러들다 아팠다를 반복하기 시작했다. 엄마한테 말하니까 엄마도 집에 오라고 한다. 손목이 아파서 아기 안기가 힘들어질 테니 집에 오면 엄마가 아기 좀 안아주겠다고. 그래서 지금 친정에서 요양 중이다. 엄마가 해준 밥 먹고, 엄마가 빨래도 다 해주고 애기 안을 땐 엄마가 안아주고. 좋긴 하다.
우리 아기는 밤에는 참 잘 자는 아기라서 아기가 자는 그 많은 시간 동안 자기개발을 하려고 했다. 원래 내가 하려고 했던 게 아침에 경제지 읽고 포스팅하기, 영어 공부하고 포스팅하기, 그리고 저녁에 운동장 걷기. 이렇게 하려고 했던 게 육아에 밀려 마지막엔 결국 영어 공부도 입트영, 귀트영, 전화 영어 10분만 하고, 운동장 돌기만 남았는데 그것들을 하고 잠들다 보면 거의 매일 12시를 넘겨서야 잠이 들었다. 새벽에도 아기를 먹여야 하니까 새벽에도 당연히 일어나야 하고. 그리고 이왕 일어나 있는 거 아기 새벽 수유 하고 자야지 하는 생각에 일부러 일찍 잠들기를 포기하고 새벽 2시가 넘어서 잔 적도 있다. 그래도 별 피곤하단 생각을 하지 못했다. 그래도 3-4시간은 자고, 아기랑 가끔 낮잠도 자기도 했으니까. 그리고 잘 먹기도 했다. 체력이 떨어졌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게. 컨디션은 좋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나 보다. 나도 모르게 면역력이 약해져 있었던 것 같다. 남편이랑 똑같이 먹었는데 나만 이렇게 설사에 구토 증상까지 있는 걸 보면 말이다. 내 건강에 너무 자만하고 있었나 보다. 여전히 20대인 줄 착각하고 있었나 보다. 아기 낳고 몸이 약해져 있는데 무리를 하고 있다니 말이다. 친정 와서 아기 잘때 자고 아기 일어날때 일어나니까 새벽 일찍 일어나는 것도 쉽게 일어나고 있다. 집에서는 매일 늦잠 자느라 아기가 일어나는 6시 쯤이면 너무 졸려서 일어날 수 가 없어 찡얼 거리는 아기를 제대로 봐주지도 못했는데 말이다. 친정 와서는 운동도 영어공부도 전혀 안하고 그냥 아기 패턴에 맞추서 놀기만 하고 있다. 다들 육아하면 아기 잘때 자고 아기 일어나면 일어나라고 하는게 이제서야 이해가 된다. 예비 엄마들에게 꼭 알려줘야 겠다.
설사는 금식하며 약을 먹고 나니까 조금씩 괜찮아지고 있는데 목요일인 지금도 전처럼 잘 먹지는 못 한다. 많이 괜찮아진 것 같아 오늘 저녁에 맛있게 먹으려고 했는데 음식이 들어가지 않는다. 이번주까지는 여기 있다가 집으로 가야겠다. 앞으로 영어공부랑 운동은 어떻게 해야 하지? 1년 쉬는 동안 아기도 보면서 내 능력도 많이 끌어올려두려고 했는데 계획을 수정해야겠다. 휴식을 취하면서 자기계발을 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지... 고민해 봐야겠다. 아무것도 놓치고 싶지 않은데 내 욕심이었구나. 욕심부리지 말자!!
(설사하고 잘 못 먹으면 살이 쭉쭉 빠질 줄 알았는데 이것도 아니다..ㅋㅋㅋㅋ 살이 많이 안빠져서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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