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dada_하고 싶은거 다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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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하다, 나의 결혼 이야기/임신 하다

6월 3일 09:29 출산 하다.

하다다_ 2023. 6. 13.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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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일. 산부인과 외래 진료일. 태동 검사를 했다.

뿜뿜이는 역시 밤에 노는 녀석이었다. 아침에 태동 검사를 하니 생각보다 잘 안 놀았다. 

오늘도 혈압을 역시 높았다. 150/90 정도. 매번 진료 올때 마다 이 정도 혈압이라서 혈압약을 시작해야 할지 말지, 

임신성 고혈압으로 봐야할지 말아야 할지 의사 선생님도 고민이 많았다. 단백뇨는 다행히 매번 검사 시마다 괜찮아서 임신중독증은 아닌 것으로 보고 매번 다음 외래 때 다시 보자고 하고 진료를 마쳤지만, 오늘은 혈압약을 처방받았다. 그리고 매번 진료 때마다 하시는 말 "집에서 혈압 재보고 혈압 오르거나 머리 아프면 아기 낳을 생각하고 무조건 응급실로 오세요."

매번 이 소리를 들었지만 정말 이렇게 될 줄 이야...

오늘의 단백뇨 검사. 외래에서 연락이 왔다. 724. 지난번 수치가 13이었는데 갑자기 너무 올랐다. 일단 증상 있으면 바로 병원 오라고 하고 월요일 다시 검사해보고 출산할 생각하고 다 준비하고 오라고 했다.

예정일이 7월 2일이라서 아직 출산 준비는 하나도 안 하고, 다음 주까지는 출근도 그대로 하기로 했는데 갑자기 큰일이 닥쳤다.

캐리어 꺼내서 아기 기저귀부터 출산 준비 물품들을 하나씩 준비했다.

 이 소식을 전하러 엄마한테 왔더니 엄마가 다리가 왜 이렇게 부었냐고 한다. 어제랑도 달라졌다고. 그러고 보니 다리가 엄청 부었다. 

오늘 아침부터 너무 돌아다녔나 싶어서 다리 올리고 좀 쉬면서 오늘 있었던 일들을 엄마한테 다 말해줬다. 

혹시 모르니 직장에도 미리 전화해 두라고 해서 일단 미리 전화도 해뒀다.

남편에게도 말하고 저녁에 집에 와서 평소와 다르지 않은 날을 보내고 있었다. 내일 새벽 출근을 위해 미리 자려고 누웠다. 

9시쯤. 자기 전에 혈압을 한번 재볼까? 해서 한번 재봤는데 150/90이 나왔다. 쉬고 있었는데 또 높네. 좀 더 앉아서 쉬다가 다시 재봐야겠다 싶어서 30분 뒤에 다시 재봤다. 160/100 쉬었는데... 더 높아졌다. 30분을 더 쉬고 다시 측정해 봤다. 170/100. 더 올랐다. 머리가 아픈 증상은 없는데 혈압만 자꾸 올라간다. 분만실 친구에게 전화를 했다. 임신 중독증은 갑자기 진행이 된다고 당장 응급실로 가라고 한다. 남편을 부르고 바로 응급실로 갔다. 도착한 응급실에서도 역시 혈압이 높았다. 증상을 물어본다. 아까는 약간 머리가 멍한 느낌이었다면 이 증상이 좀 더 심해진 느낌? 응급실에서 혈압은 점점 올라가더니 220/110까지 올라갔다. OMG 😶 머리도 아파진다. 결국 나는 입원을 하게 되었다. 응급실 오면 괜찮아져서 내일 출근도 괜찮을 줄 알았는데 다음 날 나는 결국 수술을 하고 출산을 하기로 했다. 

밤 동안도 머리가 계속 아팠다, 혈압을 내리는 약도 여러 번 쓰고, 경련 방지 주사제도 쓰고. 그렇게 나는 수술 준비를 했다.

 

6월 3일. 출산 당일.

남편은 그 새벽에 집을 왔다 갔다 하면서 미쳐 못 챙겨 온 것들을 챙겨 오고 새벽 늦게야 잠이 들었다. 남편은 걱정도 되고 무섭다고 하는데 나는 참 편안하게 잘 잤다. 수술할 생각에 맘이 편안했다. 수술실로 들어가서 마취를 하고 조금 시간이 지나자 엥~ 하는 울음소리와 함께 뿜뿜이 가 태어났다. 6월3일 9시 29분. 아기 울음 소리만 들었는데  3kg은 아직 안됐겠구나, 아직은 조금 작게 태어났구나 하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다. 신생아실 근무자라 울음만 듣고도 아기 몸무게가 감이 왔다. 뿜뿜이의 얼굴을 처음 봤다. 정말 신기했다. 누굴 닮았는지는 전혀 생각은 안나고 내 뱃속에 있던 꼬물이가 너였구나, 반갑다는 생각 부터 들었다. 출산의 고통을 겪지 않아서 그런지 벅찬 감동 보다는 신기함, 귀여움, 설렘이 먼저 들었다. 짧은 만남을 뒤로 하고 나는 병실로 옮겨졌다. 

남편이 먼저 아기를 보고 왔다. 아직 혼인 신고를 하지 않은 우리에게 뿜뿜이가 남편이 보호자가 아닌 것이 이상했는지 당장 혼인 신고부터 해야겠다고 했다. 아기의 아빠로 설명은 듣고 왔으나 입원 관련 서명이나 동의서는 모두 보호자인 엄마가 해야 되는 것에 질투를 느꼈나 보다. 남편은 뿜뿜이 의 탄생이 기분 좋은 무게감이라고 한다. 귀엽다. ㅎㅎ

아기를 못 봐서 그런가 아기를 낳은 느낌 보단 그냥 수술한 느낌이다. 아기를 낳은 게 맞나 싶다. 아직 엄마의 감정이 들지 않는다. 빨리 보고 싶다. 너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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