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dada_하고 싶은거 다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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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일상 기록

이유

하다다_ 2020. 2. 15.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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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차 직장인. 10년이 넘게 일 하며 내 인생의 10년 이상의 시간을 그곳에서 보냈다. 돈을 벌 수 있는 성인이 되고 난 후 대부분의 시간을 그곳에서 보냈다. 나름 내 인생에 만족하면서.

매달 받는 월급, 명절마다 받는 보너스, 일 년에 한 번씩 받는 휴가, 일하면서도 하고 싶은 거 배우고 싶은 거 하며 만족하며.

 

 매일 일어나 출근을 위해 일어나는 아침이 그렇게도 싫음에도 불구하고, 출근 길이 정말 고역 같아도, 매일 회사 문을 열고 들어갈 때마다 한숨을 쉬면서 들어가도 출근하는 순간부터 스트레스와 부담감이 날로 쌓여가도 쉬는 날만 기다리며 그렇게 살아가고 있었다. "매일 출근하기 싫다, 그만 좀 벗어나자, 여기서 그만들 보자..." 하지만 현실은 우리 모두 여기 그대로. 

 

 남들 다 그렇게 사는 거니까, 우리도 이렇게 살아야지. 그래도 일하고 있는 게 어디야. 꼬박꼬박 들어오는 월급 들어오는 게 어디야. 지금 마시고 있는 커피, 술, 입고 있는 옷, 쓰고 있는 아이폰, 노트북, 타고 다니는 차 다 월급에서 나오는거니까, 감사하면서 그냥 다니자. 이런 생각을 하며 지금까지도 오늘도 그렇게 출근을 하고 퇴근을 하고 맥주 한 캔 마시며 소소한 작은 것 마저도 행복을 찾아가며 그렇게 살아가고 있다. 

 

 아마 이변이 일어나지 않는 한 계속 이렇게 살아가겠지. 은퇴하기 전까지. 그러다 어젯밤 내 자산이 궁금해졌다. 10년을 넘게 일했으면 나한테 남아있는 돈이 얼마나 될까. 현타. 왜 어째서 이거뿐인 거지? 나 매달 꼬박꼬박 적금 들고 있는데. 왜 대체 왜. 작년 연말 월급은 받는데 늘 남는 돈이 없어서 올해부터 가계부를 적어보고 시작했다. 대체 왜라는 말이 나오면 안 되게 돈을 쓰고 있긴 하더라. 카페는 왜 이렇게 많이 가고, 술을 또 왜 이렇게 자주 마시냐?, 가계부 쓰겠다고 다이어리를 사고, 맛집 투어는 왜 데일리로 하며 그러면서 왜 다이어트한다며 닭가슴살은 왜 산거야? 낄낄 진짜. 아이러니한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이렇게 살면서 남아있는 돈이 있다는 게 신기한 거지. 휴, 퓨 한숨이 절로 나오는 상황. 10년 넘게 이런 습관 안에서 살면서 돈이 모이길 바라는 건 정말 말도 안 되는 희망사항이었던 거다.

 

 정신을 차리고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가는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대체 돈을 어떻게 모아서 집을 사고 재테크를 하며 사직을 하고서도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매일 노는 것 같은데 어떻게 돈을 벌며 살아가는지. 그러다 알게 된 "Fire족"

 

FIRE  : Financial Independence Retire Early. 재정적 독립과 조기 은퇴

 YOLO(You Only Live Once)만 알았지 FIRE족 굉장히 생소하면서 충격적이었다. 조기 은퇴. 3-40대 은퇴라니. 실제 이렇게 조기 은퇴를 하고 은퇴 후에 하고 싶은걸 하며 살아가는 사람들. 너무 이상적인 삶이었다. 직장을 안 가도 된다. 월급을 받지 않는데도 생활이 가능하고 지금은 내가 하고 싶은걸 하며 인생을 즐기고 있다. 그러면서 FIRE족에 대해 찾아보게 되었다. 그동안 YOLO족 처럼 매일 즐기면서 살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FIRE족처럼 돈을 미치게 모으면서 살지도 않았고. 대체 그동안 뭘 하며 살아왔는지 내 삶에 회의감을 느끼며 이렇게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젠 도저히 이러면 안되겠단 생각이 들기 시작하면서 내 안에 무언가가 마구 꿈틀거리고 있다. 그렇게 이렇게 이 글을 쓰며 무언가를 시작하고 있다.  과연 이 시작의 결과는 어떻게 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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